안녕하세요, 돈 버는 취미 구리 입니다. :)
오랜만에 집에서 “혼자” “한끼”를 해결해야했던 휴일을 맞이하였습니다. 늘 다 차려놓은 밥만 먹었던 사람이 휴일 한끼 챙겨먹기란 여간 귀찮은 게 아니더라구요. 냉장고 밑반찬에 한끼 뚝딱 챙겨먹을 수도 있겠지만, 혼자서 후다다닥 챙겨먹기로는 역시 라면이 최고죠.
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 여름의 맑은 날씨, 마스크 끼고 있어도 계절은 변함없이 흘러 이렇게 여름이 훌쩍 다가왔습니다. 이런 날씨라면 후후 불어서 먹는 국물 라면보다 매콤새콤한 비빔면이 딱 생각납니다. 라면 넣어두는 서랍을 열어보니 늘 먹었던 비빔면 말고, 새로운 녀석이 눈에 띄였습니다. 오뚜기 진비빔면.
20% UP!! 이라고 써져있어서 그런가, 라면의 크기가 좀 더 커보였습니다.(꿀꺽) 오뚜기에서 비빔면이라니, 처음 보는 거 같은데 이전에도 비빔면이 나왔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. 봉투 안에는 면 외에 비빔면의 핵심, 액체스프와 참깨고명스프가 같이 들어가있네요.
진비빔면이 개인적으로 좋았던 이유는 바로 면이 고소했다는 점입니다. 라면을 끓일 때, 늘 생으로 조금씩 부셔먹는데 기존 비빔면은 면의 고소함이 1도 없는 그냥 부석부석한 맛이었다면 진비빔면은 노오란 튀김면 답게 상당히 고소했습니다. 생라면으로 먹어도 맛있다! 가 면에 대한 제 느낌입니다. 익히놓아도 맛있을 거 같아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.
적당히 물을 넣은 냄비는 라면을 꺼내기 전에 미리 올려두었습니다. 라면도 못 끓이던, 요알못 상태에서는 다 끓여지지도 않은 물에 면을 넣어서 늘 퍼지게 먹었던 기억이 나 쓴 웃음이 났네요. 쫄깃쫄깃한 면발을 위해 물이 바글바글 끓여지는 걸 확인하고 면을 살짝 넣었습니다.
끓여진 물에서 면을 조금씩 풀어줍니다. 튀김면이라서 그런가 물이 점점 노오랗게 변해가는 걸 보았습니다. 예전같으면 대충 면 풀어주고 또 딴짓하러 냄비 앞에서 사라지곤 해서 또 다 퍼진 면을 먹었죠.
하지만, 이제는 달라진 나! 쫄깃쫄깃한 찰기있는 면발을 위해 어느 정도 익혀진 상태에서 집게를 집어 들었습니다. 다 익을 동안 뒤집어주고, 살짝 살짝 들어서 공기를 닿게 해주며 면의 상태를 확인하였습니다. 권장(?) 끓이는 시간은 3분 30분. 중간 정도의 면발 굵기라서 그런가 끓이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.
다 익은 면은 채반에 담아 찬물로 헹궈주었습니다.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던 면이 조금 식은 걸 확인하고 손으로 면을 움직여 좀 더 식혀주었습니다. 제대로 식혀주지 않아 미지근한 면으로 만든 비빔면은 진짜 맛이 없거든요.
식혀진 면을 그릇에 담고 소스를 챙겼습니다. 액체스프 먼저 뿌리주고 양념을 살짝 맛보니, 매콤달콤한 소스에 입맛이 돋구워집니다. 이제 거의 다 했습니다. 곧 먹을 수 있습니다. 야호!
익숙한 액상스프를 뿌리고 참깨고명스프를 열어보니, 예상과 달리 곱디곱게 빻여져 가루가 된 참깨가루가 까꿍하네요. 통 참깨가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가루형식으로 담아져 있었습니다.
소스 위에 고명소스까지 뿌리면 이 짧은 요리의 대단원이 내렸...디기엔 너무 심심하게 보였습니다. 이왕 먹을 거 좀 더 맛있게 먹어보자 생각하고 냉장고를 열었습니다. 오 마침 오이와 삶은계란(마침 친정엄마가 주고 가심ㅎㅎ)이 눈에 띄였네요.
오이는 채칼로 잘게 썰어주고, 삶은 계란은 반으로 짤라 올려주었습니다. 훌륭한 휴일 한끼가 완성되었습니다.
그동안 오래 참았어, 입 안 가득 한 입 왕~ 하고 먹어보니, 세상 행복하네요. 특히 얇게 썰어진 오이와 함께 먹으니 아삭아삭한 식감 뿐만 아니라 매운 맛을 개운하게 잡아주었습니다. 이전에 먹었던 비빔면에 비해, 확실히 양은 조금 더 많았고 매운 건 덜한 느낌이었습니다. 조금 더 단맛이 느껴졌는데 이건 개인차라 또 다를 수 있겠죠? 무엇보다 생으로 먹어도 고소했던 면이 익혀도 쫄깃쫄깃 고소한 맛이라 면 자체로도 퍽 만족스러웠습니다. 초 여름 휴일 점심으로 오뚜기 진비빔면 좋을 거 같네요. 혼자 먹었지만, 다음엔 함께 먹는 걸로 :)